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은 수준에 형성되는 이유
만기 1년짜리 채권 A, 만기 100년짜리 채권 B가 발행되었습니다. 여기서 채권 A와 채권 B는 모두 1년에 5원의 이자를 주는 100원짜리(원금도 100원) 채권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져 7월에 발행된 '만기 100년짜리 채권 C'의 이자율이 10%가 되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때 만기 100년짜리 채권은 원금이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매년 2~3%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만으로도 채권의 실질적인 가치는 뚝뚝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몇십 년 전 100만 원의 월급은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고 저축도 하는 큰돈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최저인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돈입니다. 이것이 바로 인플레이션의 무서움입니다. 따라서 만기가 긴 채권은 매년 지급하는 이자가 매우 중요합니다. 위 예에서 새로운 채권 C가 10원의 이자를 주면, 기존에 발행한 채권 B의 인기는 떨어질 것입니다. 채권 C가 10%의 이자를 지급하니, 채권 B도 10%로 이자를 맞춰주지 않으면 시장에서 거래가 안될 것입니다. 결국 채권 B의 가격은 50원까지 떨어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매년 5원의 이자를 주기로 약정한 채권이기 때문에 채권 가격이 50원까지 떨어져야 이자율 10%를 맞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단기채권 A는 이 같은 상황에 별 연관이 없습니다. 만기가 1년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중금리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이 사례를 통해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만기가 긴 채권(B 또는 C)은 만기가 짧은 채권 A에 비해 더 높은 이자율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같은 이자를 준다면 누구나 만기가 짧은 채권을 살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채권을 매입하는 사람들은 보수적인 성향인데 채권 가격이 갑자기 몇십 페센트 이상 폭락할 위험이 있는 채권을 보유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만기가 긴 채권은 만기가 짧은 채권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미국의 장, 단기 금리 차의 흐름을 확인하는 방법
구글 검색에서 'us 10 2'를 입력합니다.
10이란 10년 만기 국채 금리를 뜻하며, 2는 2년 만기 국채 금리를 지칭합니다. 두 국채는 미국 국채 중에 가장 거래량이 많은 채권이라 장, 단기 금리를 측정할 때 자주 이용됩니다.
검색 결과에 FRED 사이트에 들어갑니다.
주기를 1980년대부터로 설정합니다.
위 그래프에서 음영으로 표시된 부분은 '불황'을 나타냅니다. 이 그래프를 보면 장, 단기 금리 차 역전(즉 마이너스) 후에 불황이 뒤따르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2022년 10월 말 현재 장, 단기 금리차는 -0.39%로(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질 때) 불황의 위험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18년의 경제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당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Federal Reserve System,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계속되었습니다. 연준이 보기에 미국 경제가 많이 과열되어 있고,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 높이진 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금리 인상이 계속되니 주식 시장은 하락하기 시작했고, 채권시장의 참가자들도 불황이 시작될 수 있다는 생각에 장기채권을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3%의 이자율을 주는 30년 만기 채권은 호황에는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지만, 앞으로 불황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될 때는 아주 매력적인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2018년 하반기부터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까지 내려가며 장, 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본격화되었습니다. 그리고 2020년 초부터 '코로나 불황'이 시작되었습니다.
장, 단기 금리 차가 역전되면 환율이 급등하고, 수출 전망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장, 단기 금리 차가 마이너스를 기록할 때는 점진적으로 위험 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달러 등과 같은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반대로 장, 단기 금리 차가 벌어지면 불황의 공포가 완화될 것이므로, 이때는 점진적으로 달러의 비중으로 줄이고 저평가된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불황에 미국 채권 투자
불황이 시작되면,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것입니다. 또한 미래가 불투명하고 소비자들의 지출이 줄어듦에 따라 시중금리도 하락할 것입니다. 그러면 이전에 발행된 고금리 채권의 인기가 높아지며 채권 가격이 상승할 것입니다. 따라서 세계경제 여건이 어려워지며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상승할 때, 미국 국채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아주 큰 기회를 갖게 됩니다. 가격이 급등한 미국 달러 표시 국채의 차익을 실현해, 가격이 하락한 한국의 주식이나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국채 투자 방법은 우선 국내 상장 ETF를 보면 'Tiger 미국채 10년선물'이나 'Kodex 미국채 10년 선물'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해외 상장 ETF는 'IEF(미국 7~10년 국채 ETF)'나 'TLT(미국 20년 이상 국채 ETF)'에 투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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