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회사원 A는 내 집 마련이 목표였다. 악착같이 절약하여 돈을 모았다. 5년 뒤 A는 2억을 모았다. 자신이 자랑스러웠던 A는 금방 부자가 될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자랑스러움은 잠시였다. 쓸 거 다 쓰고 여행 다니던 친구 B가 빚을 얻어 산 집이 1년 만에 2억 원이나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A는 그 친구와 비교하면서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이 사례는 요즘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진짜 현실이다. 저축만으로 부자 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A가 자본주의 법칙을 알았다면 진작 적당한 빚을 얻어 집을 샀을 것이다. 회사원 A가 최고 임원까지 승진한다면 부자가 가능하겠지만 대부분의 직장인은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절약과 저축에만 매달리게 되는데, 그렇게 해서는 부자가 되기 어렵다.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고 모으는 것은 부자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금본위 화폐가 사라지면서 환율이 태어났다
자본주의에 대한 법칙을 알려면 먼저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야 한다.
옛날에는 금을 받고 돈을 내줬다. 이것을 금본위 화폐라고 한다. 화폐를 은행에 제시하고 금을 달라고 하면 은행이 금을 내주던 시절의 이야기다. 옛날에는 금이 돈 역할을 했다. 금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은행은 금이 있는 한도 내에서 얼마든지 돈을 찍어낼 수 있었다.
1994년, 연합국 대표들은 새로운 브레튼우즈 협정이란 화폐 체계를 만들었다. 먼저 미국 달러를 기본으로 금을 바꿔준다고 정했다. 그리고 다른 나라 통화는 미국 달러와 교환비율을 정한다. 그렇게 하면 모든 화폐가 달러를 통해서 금으로 교환할 수 있게 된다. 비로소 환율이 생겼다. 당시에 환율은 고정되어 있었고, 오늘날처럼 변동되지 않았다. 브레튼우즈 체제하에서 모든 화폐는 금으로 보증되어 있어 안정적이었고 달러가 세계 화폐의 중심인 기축통화 역할을 했다.
그런데 미국이 베트남전에 참전하여 엄청난 비용을 지출하는 바람에 보유한 금보다 더 많은 달러를 찍어냈다. 이때 프랑스 드골 대통령이 눈치를 챘다. 가치가 없어진 달러를 미국에 주고 금을 달라고 했다. 다른 나라들도 동일하게 요구했다. 그러다 보니 미국은 1959년부터 1971년까지 보유한 금의 50%를 잃게 되었다.
그러자 닉슨 대통령은 더 이상 달러를 제시해도 금으로 내주지 않겠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하게 된다. 이때부터 모든 지폐는 금과 같은 확실한 보증 없이 그냥 정부의 약속으로 찍어내는 돈이 된 것이다.
인플레이션
금본위 화폐제도가 없어지면서 정부는 금이 없어도 마음대로 돈을 찍어낼 수 있게 되었다. 결국 정부는 경제가 침체될 때마다 천문학적인 돈을 찍어내게 된다. 이렇게 돈을 찍어내면 돈의 가치가 떨어져서 인플레이션이 오게 되는데, 이런 시스템에서는 돈을 빌린 사람이 이득을 보게 된다. 실질 구매력이 높은 현재에 빌려서, 실질 구매력이 떨어진 후일에 갚으면 되니깐 앉아서 돈을 버는 것이다.
돈을 빌려서 실물 자산인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은 더 큰 돈을 벌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부동산 가격은 오리고 빚 가치는 떨어지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자본주의 게임의 법칙이다.
한 가지 고려해야 하는 점은 자산 가격은 사이클이 있다는 것이다. 자산 가격은 직선으로 오르는 것이 아니라 상승과 하강 사이클을 그리면서 우상향 한다. 그래서 과도한 빚을 얻어서 부동산 투자를 하다가 하락 사이클에 걸리면 파산할 수도 있다. 그래서 빚은 원리금을 갚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얻어야 한다. 이 원칙을 지키고 장기 투자를 하면 부동산은 절대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거북이처럼 착실하게 집 살 돈을 모았을 때 이미 집값은 토끼처럼 저 멀리 달아나 버린다.
빚 때문에 돈이 더 많이 생기는 시스템
앞에서 이제는 금을 받고 돈을 찍어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 한국은행은 돈을 찍어서 누구에게 주는 것일까? 한국은행은 정부로부터 채권을 받고 돈을 준다. 정부는 그 돈을 도로, 지하철 같은 건설 현장에 사용하고 공무원 월급도 주고 복지 재원으로 사용한다.
그러면 월급을 받는 공무원은 월급 중 일부를 은행에 저축한다. 또 정부가 벌인 공공사업으로 돈을 번 기업도 그 돈을 은행에 맡긴다. 그러면 은행은 그 돈을 다시 대출해 준다. 그러면 은행 대출을 통해서 새로운 돈이 창출된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갑이 100원을 A은행에 맡기면, A은행은 지급준비금으로 10원을 보관하고 나머지 90원을 을에게 대출해 준다. 을이 대출받은 90원을 B은행에 맡기면 B은행 역시 지급준비금으로 9원을 빼고 81원을 병에게 대출해 준다. 최초의 돈 100원이 181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런 식으로 시중은행은 대출을 통해서 돈을 만들어낸다. 최초에 정부가 한국은행에서 빌려온 100원이 시중은행의 연쇄적인 대출 덕분에 나중에는 1만 원이나 되는 식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결국 돈은 빚(대출)으로 생겨난다. 이런 식으로 돈이 많아지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돈의 가치가 떨어져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즉, 금본위제가 아닌 지금 같은 화폐제도 아래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시간은 절대로 화폐 보유자 편이 아니다. 이게 자본주의 게임의 법칙이다.
가짜 돈이 아닌 진짜 돈을 소유하라
더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부의 이전'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부의 이전'이란 국민의 재신이 정부로 넘어간다는 뜻이다. 정부가 화폐를 많이 발행하여 인플레이션을 발생시키면 정부의 부채는 실질 구매력 기준으로 감소된다. 반면에 화폐를 보유한 국민들은 알게 모르게 실질 구매력이 떨어지니 손해를 보게 된다. 게다가 정부는 명목화폐 기준으로 세금을 거둔다. 그런데 인플레이션 덕분에 실물 자산인 부동산과 주식 가격이 오르면 세금도 더 많아진다. 결국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세금은 늘어나고 화폐가치는 떨어지고 알게 모르게 국민의 부가 정부로 이전되는 것이다. 이게 자본주의 게임의 법칙이다.
이런 화폐 시스템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가짜 돈인 화폐를 모으려 하지 말고 진짜 돈을 보유해야 한다. 그게 부동산이고 주식이다. 자산 상승 사이클을 주목하고 바닥에 이르렀을 때 과감하게 빚을 얻어서 투자하는 것이 최고로 빨리 재산을 늘리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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